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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가격 급등에 삼성 DX 수익성 ‘비상’…노태문이 꺼낸 돌파 카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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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가격 급등에 삼성 DX 수익성 ‘비상’…노태문이 꺼낸 돌파 카드는 상세 리뷰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이 스마트폰을 비롯한 완제품 사업의 원가 부담으로 이어지면서 삼성전자 DX(Device eXperience)부문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하반기에도 어려운 경영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비용 절감에만 집중하기보다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업무 혁신을 추진해 위기를 돌파한다는 전략을 내놨다.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는 임직원들에게 현재 상황을 공유하면서 조기 정상화와 미래 사업 경쟁력 확보를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매출은 늘었는데 영업이익은 4분의 1 수준으로
업계에 따르면 노태문 대표이사는 지난 19일 임직원을 대상으로 열린 경영현황 설명회에서 DX부문의 사업 상황과 하반기 전략을 공유했다.
삼성전자 DX부문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 증가했다. 문제는 외형 성장에도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는 점이다.
삼성전자 반기보고서 기준 DX부문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약 2조1000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약 8조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1년 사이 이익 규모가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는 메모리 가격 급등이 지목됐다.

모바일 메모리 가격 급등…스마트폰 수익성에 직격탄
삼성전자의 완제품 가운데 스마트폰 사업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스마트폰에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다양한 메모리가 사용되기 때문에 부품 가격이 상승하면 제품 한 대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비용도 함께 증가한다.
삼성전자는 미국 마이크론과 일본 키옥시아 등 외부 업체에서도 메모리를 공급받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모바일용 메모리 매입가격은 지난해 평균과 비교해 약 211% 상승했다.
메모리 가격 상승이 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는 MX사업부의 원가 부담으로 이어지면서 판매량이 유지되더라도 실제 남는 이익은 감소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회사는 메모리 가격의 높은 수준이 지속되는 동안 MX사업부의 수익성을 빠르게 정상화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쟁사도 힘든 ‘칩플레이션’…삼성은 점유율 확대 노린다
삼성전자는 현재 상황을 단순한 비용 상승 문제가 아닌 이른바 ‘칩플레이션’ 국면으로 바라보고 있다.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전자제품 제조 원가가 전반적으로 증가하면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경쟁 스마트폰·가전 업체 역시 비슷한 부담을 받게 된다.
삼성전자는 오히려 이 시기를 시장 영향력을 확대할 기회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하반기 DX부문의 주요 전략으로 시장점유율 확대, 사업 체질 개선, 내년도 혁신제품 준비 등을 제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단기적인 수익성 방어에만 집중하기보다 경쟁사들도 어려움을 겪는 시기에 판매 경쟁력을 강화해 향후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AI와 로봇 혁신도 본격화
DX부문의 체질 개선 과정에서는 AI 활용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전망이다.
노 대표는 AI 기술을 이용해 제품 혁신뿐만 아니라 내부 업무의 생산성과 효율성도 높이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AX(인공지능 전환)와 RX(로봇 혁신)를 미래 경쟁력과 연결되는 주요 분야로 언급했다.
AI 기술을 실제 업무에 효과적으로 적용하려면 직원들의 활용 능력이 중요하다고 보고 관련 교육에 대한 지원도 확대할 계획이다.
노 대표는 AI를 통한 혁신과 효율화를 바탕으로 DX부문을 가능한 한 빠른 시기에 정상적인 성장 궤도로 돌려놓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삼성전자 안의 ‘한 지붕 두 회사’ 구조도 설명
이번 설명회에서는 삼성전자의 DX와 DS(Device Solutions)부문이 사실상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배경에 대한 설명도 이뤄졌다.
삼성전자는 2009년부터 완제품과 부품 사업을 분리하는 부문제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DX부문은 스마트폰과 TV, 생활가전 등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완제품 사업을 담당한다. DS부문은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 등 반도체 사업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두 사업을 분리한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고객사와의 관계다.
삼성전자의 반도체를 구매하는 기업이 스마트폰이나 다른 완제품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경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품 고객사의 제품 계획이나 구매 정보 등 민감한 정보가 완제품 사업으로 전달될 경우 신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사업조직뿐 아니라 인사와 재무, 회계 등 경영지원 기능까지 상당 부분 분리해 DX와 DS를 독립적으로 운영해왔다는 설명이다.
MX가 반도체 투자 지원했지만 자금은 다시 상환
삼성전자는 최근 직원들의 관심이 높은 DX와 DS부문의 성과급 격차 문제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반도체 업황이 좋지 않았던 지난 3~4년 동안 DS부문의 자금 사정이 악화됐을 당시 MX사업부가 창출한 자금 일부가 반도체 투자에 활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회사 측은 이후 DS부문이 해당 자금을 그대로 가져간 것이 아니라 이자까지 포함해 MX사업부에 돌려줬다고 설명했다.
부문 간에 필요한 자금을 일시적으로 활용할 수는 있지만 최종적인 수익과 성과를 서로 나누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성과급 원칙 재확인
삼성전자는 2009년 부문제 도입 이후 특정 부문의 성과급 재원이 남았다는 이유로 다른 부문 직원들에게 이를 나눠준 사례가 없다고 설명했다.
즉 DX와 DS의 실적이 다르다면 직원들이 받는 성과급에도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회사는 이와 관련해 성과가 발생한 조직에 그에 따른 보상이 돌아간다는 성과주의 원칙을 다시 강조했다.
노 대표 역시 현재 추진하고 있는 미래 전략에서 일정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DX부문의 실적을 조기에 정상화할 수 있도록 구성원들의 협력을 당부했다.
성과 개선을 통해 직원들이 특별보상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을 함께 만들어가자는 메시지도 전달했다.
DX·DS 보상 격차 놓고 노조는 반발
회사 측의 설명에도 DX부문 직원들을 중심으로 보상에 대한 불만은 이어지고 있다.
DX부문 최대 노조인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은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인근에서 대규모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노조가 예상하는 집회 참가 인원은 약 3000명이다.
동행노조는 지난 5월 진행된 노사 임금협상 과정에서 DX부문이 상대적으로 소외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DS부문과 DX부문 직원 사이의 보상 격차가 지나치게 크다는 것이 노조 측 입장이다.
반면 회사는 독립채산에 가까운 부문제 운영과 성과주의 원칙을 근거로 각 부문의 성과에 따른 보상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하반기 삼성 DX의 과제는 ‘수익성과 점유율’ 두 마리 토끼
삼성전자 DX부문은 하반기 쉽지 않은 경영환경을 맞게 됐다.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스마트폰을 비롯한 주요 제품의 원가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단기간에 수익성을 회복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가격을 무작정 올릴 경우 판매량과 시장점유율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제품 가격과 수익성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삼성전자가 선택한 방향은 위축되기보다 시장점유율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는 전략이다. 여기에 AI 기반 업무 효율화와 로봇 등 미래 사업 투자를 병행해 장기적인 경쟁력까지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결국 하반기 DX부문의 성적표는 급등한 부품 가격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흡수하면서 스마트폰·가전 시장의 점유율을 지킬 수 있는지, 동시에 AI를 중심으로 추진하는 체질 개선이 얼마나 빠르게 실제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으로 연결되는지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