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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촬영물 사이트 ‘개설 자체’ 처벌 추진…광고·계좌·접속까지 전방위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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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촬영물 사이트 ‘개설 자체’ 처벌 추진…광고·계좌·접속까지 전방위 차단 상세 리뷰
정부가 불법촬영물과 성착취물을 유통하는 온라인 사이트에 대한 대응 수위를 대폭 높인다.
앞으로는 운영자가 직접 불법 영상을 제작하거나 게시하지 않았더라도 이러한 콘텐츠가 유통되는 사이트를 개설·운영한 행위 자체를 별도의 범죄로 처벌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여기에 불법사이트의 주요 수익원인 광고를 제한하고 관련 계좌의 거래를 차단하는 한편, 경찰 전담수사팀과 인공지능(AI) 기반 탐지 시스템까지 도입해 사이트의 생성부터 운영·수익화·접속까지 전 단계에 걸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불법사이트 만들기만 해도 처벌하는 법 개정 추진
성평등가족부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경찰청은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불법촬영물 유통사이트에 대한 범정부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지난 6월 출범한 범정부 디지털 성범죄 대응 협의체 논의를 거쳐 마련됐다.
핵심 가운데 하나는 불법촬영물과 성착취물 유통사이트의 개설·운영 행위를 독립적인 범죄로 규정하는 방안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 성폭력처벌법 개정을 검토할 예정이다.
현재는 불법촬영물 등이 올라오는 공간을 제공한 사이트 운영자가 직접 제작이나 유포에 가담하지 않았다면 방조범 형태로 처벌해야 하는 한계가 있다.
정부는 이러한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해 불법 유통 공간을 만드는 행위 자체에 형사책임을 부과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도박장 개설죄’와 유사한 처벌 구조 검토
정부가 참고하는 방식 가운데 하나는 형법상 도박장소 개설죄다.
현행법에서는 영리를 목적으로 도박을 할 수 있는 장소나 공간을 제공한 사람을 실제 도박 참가 여부와 별개로 처벌할 수 있다.
형법상 도박장소 개설죄의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정부는 이와 유사하게 불법촬영물이나 성착취물이 유통되는 온라인 공간을 만들어 수익을 얻는 행위 자체를 처벌할 수 있는 구조를 검토한다.
법 개정이 이뤄지면 사이트 운영자가 단순한 방조자가 아니라 범죄의 직접적인 행위자로 처벌될 수 있는 근거가 강화된다.

삭제 지원 사이트 3만4628개 분석했더니
정부가 처벌 강화에 나선 배경에는 불법사이트의 지속적인 운영 문제가 있다.
중앙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가 2018년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삭제 지원 과정에서 확인한 불법사이트는 총 3만4628개였다.
정부가 이를 분석한 결과 이 가운데 6683개, 약 19.3%가 여전히 접속 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접속 가능한 사이트 중 3832곳은 별도의 우회 접속 방법을 이용하지 않고도 국내 인터넷망에서 바로 접근할 수 있었다.
한국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사이트도 상당수였다.
접속 가능한 사이트 가운데 한국어로 운영되거나 한국 관련 카테고리를 별도로 제공하는 곳은 1316개로 파악됐다.
정부는 이들 사이트에 게시된 한국인 관련 영상이 약 215만개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운영자 한 명이 여러 사이트 동시에 관리하기도
불법사이트가 개별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이트가 조직적으로 연결돼 있는 사례도 확인됐다.
정부 분석 결과 동일한 운영자가 관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그룹은 총 385개였다.
특히 이 가운데 7개 그룹은 각각 20개 이상의 사이트를 동시에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나의 사이트가 차단되더라도 새로운 도메인이나 유사한 사이트를 만들어 이용자를 이동시키는 방식으로 운영을 이어갈 수 있는 구조가 형성돼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개별 게시물을 삭제하거나 특정 도메인 하나를 차단하는 기존 방식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나온다.

불법사이트 뒤에는 수십억원 규모 광고시장
정부는 불법사이트가 장기간 유지될 수 있는 핵심적인 이유 가운데 하나로 광고수익을 지목했다.
국내에서 접속 가능하면서 배너광고가 게재된 불법사이트 1674곳을 분석한 결과 도박과 성매매 등을 포함한 불법·유해 광고가 4만686개 발견됐다.
경찰이 2021년 이후 검거한 사건에서도 상당한 규모의 수익이 확인됐다.
27건의 사건과 관련된 126개 불법사이트 가운데 수익 확인이 가능한 117개 사이트의 총수익은 약 304억원이었다.
사이트 한 곳에 게재되는 불법 배너광고는 평균 34.7개였고 많게는 300개까지 광고를 운영하는 사례도 있었다.
정부는 배너 한 개의 광고비가 최소 50만원에서 300만원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이트 한 곳에서 연간 최소 2억원 상당의 수익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광고부터 막아 불법사이트 수익원 차단
정부는 불법사이트를 유지하는 경제적 유인을 없애기 위해 광고 규제부터 강화할 계획이다.
오는 9월부터 불법촬영물 등이 유통되는 사이트에 광고를 게재하는 행위를 제한하는 제도 도입을 추진한다.
일반적인 상품이나 서비스 광고가 불법사이트에 게재된 경우에는 관련 현황을 공개하고 광고주가 중단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나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도박이나 저작권 침해 사이트 등과 연결된 불법 광고에 대해서는 긴급 차단을 추진한다.
사이트 운영자가 광고를 통해 수익을 확보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어 운영 자체의 경제성을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불법사이트 운영에 사용된 계좌도 막는다
광고와 함께 자금 흐름도 차단한다.
정부는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른 강화된 고객확인제도(EDD)를 활용해 불법사이트 운영과 관련된 계좌의 거래를 제한하는 방안을 올해 하반기부터 추진할 계획이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이 관련 정보를 금융회사에 전달하면 금융회사가 계좌 명의자에게 자금 출처 등에 대한 소명을 요구하는 방식이다.
필요한 확인이 끝날 때까지 해당 계좌의 출금이나 이체 등을 일시적으로 제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불법사이트를 단순히 접속 차단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운영자에게 흘러가는 자금까지 동시에 막겠다는 것이다.
경찰, 4개 시도청에 특별수사팀 설치
수사 방식도 달라진다.
경찰은 올해 하반기 서울·부산·경기남부·전남경찰청 등 4개 시도경찰청에 불법사이트 특별수사팀을 신설할 예정이다.
기존에는 피해자의 신고를 접수한 뒤 수사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앞으로는 수사기관이 직접 불법사이트를 찾아 운영자와 조직을 추적하는 인지수사를 확대한다.
정부는 수사기관이 불법사이트 시스템에 직접 접근해 수사에 필요한 정보를 확보하고 피해 영상의 원본 데이터를 제거하는 이른바 ‘능동적 방어’ 제도도 검토하고 있다.
호주와 영국 등의 해외 제도를 참고해 기술적인 가능성과 법적 타당성, 기본권 침해 가능성 등을 살펴본 뒤 관련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주소 계속 바꾸는 ‘도메인 셔틀링’ AI로 추적
불법사이트 운영자들이 차단을 피하기 위해 사용하는 대표적인 방식이 인터넷 주소를 반복적으로 변경하는 ‘도메인 셔틀링’이다.
하나의 주소가 차단되면 비슷한 이름의 새로운 도메인을 개설하고 이용자들을 다시 이동시키는 방식이다.
정부는 이러한 패턴을 AI로 분석해 새로운 주소를 예측하고 불법사이트를 자동으로 탐지하는 시스템 구축을 추진한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보유한 불법·유해사이트 정보와 스팸문자에서 발견되는 키워드 등을 함께 활용해 이용자가 해당 사이트에 들어가는 단계부터 접근을 차단하는 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반복적으로 삭제 거부하면 긴급 차단
피해 영상에 대한 삭제 요구를 계속 거부하는 사이트에 대해서는 보다 빠른 접속 차단이 가능하도록 제도 개선도 추진된다.
정부는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기간통신사업자에게 직접 사이트 접속 차단을 요구할 수 있는 긴급 차단 요구권 도입을 검토한다.
기존 절차로 대응하는 동안 피해 영상이 계속 복제되거나 다른 사이트로 확산되는 문제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해외 서버 이용하는 사이트도 공동 대응
국내에서 접속되는 불법사이트라고 해서 반드시 서버가 한국에 있는 것은 아니다.
해외 서버나 호스팅 업체,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를 활용하면 국내 법 집행기관이 즉시 서비스를 중단시키기 어려울 수 있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 기관 및 기업과의 협력도 강화한다.
미국과 관련된 사안은 연방거래위원회(FTC)에 한국인 피해 신고를 전달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고, 해외 호스팅·CDN 사업자에는 관계기관이 공동으로 서비스 중단을 요청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딥페이크 성범죄까지 대응 범위 확대
생성형 AI를 악용한 딥페이크 성범죄 역시 정부의 주요 대응 대상에 포함됐다.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실제 촬영물이 존재하지 않더라도 특정 인물의 얼굴 등을 합성해 성적 이미지를 제작하고 온라인으로 확산시키는 문제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해외 규제 사례를 참고해 딥페이크 생성 도구에 기술적 안전조치를 의무화하거나 특정 위험성이 있는 도구의 출시를 제한하는 방안 등을 살펴볼 계획이다.
단순히 유통된 결과물을 삭제하는 것을 넘어 생성→유통→이용으로 이어지는 전체 과정에 대응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한다는 방향이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불법촬영물 한 건을 발견할 때마다 삭제하는 사후 대응에서 벗어나 불법사이트가 만들어지고 돈을 벌며 다시 새로운 주소로 확산되는 구조 자체를 끊겠다는 데 있다.
사이트 개설·운영에 대한 처벌 강화부터 광고수익과 금융계좌 차단, 경찰의 선제 수사, AI 기반 탐지까지 계획대로 시행될 경우 디지털 성범죄 대응 방식에도 상당한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