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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 투자 문턱 높아지자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신용매수 급증

읽는 시간 약 9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ETN에 대한 투자 규제가 강화된 이후 국내 대표 반도체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신용거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레버리지 상품을 이용하기 어려워진 일부 개인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려 주식을 직접 매수하는 방식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규제가 시행된 시점을 전후해 두 종목의 신규 신용융자가 눈에 띄게 늘어나면서 레버리지 규제에 따른 자금 이동 여부가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 신규 신용융자 한 달 새 50% 이상 증가

코스콤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하루 평균 신규 신용융자 수량은 지난 7월 248만7364주를 기록했다.

하지만 8월 들어 14일까지 집계된 하루 평균 수량은 378만8924주까지 증가했다.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약 52.3% 늘어난 것이다.

SK하이닉스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7월 하루 평균 52만6625주였던 신규 신용융자 수량은 8월 들어 66만707주로 증가했다. 상승률은 약 25.5%다.

두 종목 모두 투자자가 자기자금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들이는 거래가 증가한 셈이다.

전체 거래에서 신용매수가 차지하는 비중도 상승

단순히 신용거래 수량만 늘어난 것도 아니다.

전체 주식 거래량 가운데 새롭게 발생한 신용거래가 어느 정도를 차지하는지 보여주는 공여율 역시 상승했다.

규제가 시행되기 직전인 7월 20일부터 30일까지 삼성전자의 평균 공여율은 9.12%였다.

8월 들어서는 12.74%까지 높아졌다.

SK하이닉스도 같은 기간 10.06%에서 12.28%로 상승했다.

신용잔액 역시 증가했다. 7월 31일과 8월 14일을 비교하면 삼성전자의 신용잔액 수량은 8.2%, SK하이닉스는 7.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레버리지 상품에 현금 3000만원 예탁 의무화

신용거래 증가 시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 시기와 맞물린다.

금융당국은 지난 7월 31일부터 국내외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새롭게 또는 추가로 매수하려는 개인투자자에게 기본예탁금 요건을 적용했다.

필요한 금액은 현금 3000만원이다.

주식이나 ETF, 채권 등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이를 대용증권으로 인정받아 3000만원 조건을 충족할 수 없다.

결국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추가 매수하려면 별도로 상당한 규모의 현금을 준비해야 하는 구조가 된 것이다.

규제 직후 삼성전자 신용융자 810만주까지 급증

규제가 적용된 직후에는 평소보다 훨씬 많은 신용거래가 발생했다.

7월 31일 거래분이 결제 기준으로 반영된 8월 4일 삼성전자의 신규 신용융자 수량은 810만주까지 치솟았다.

분석 대상이 된 20거래일 가운데 가장 많은 물량이었다.

같은 날 SK하이닉스의 신규 신용융자 역시 97만8000주를 기록했다.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투자 문턱이 높아진 직후 반도체 대표주의 신용매수가 동시에 증가한 것이다.

이 때문에 기존 레버리지 투자자 가운데 일부가 직접 주식을 빚내서 매수하는 방식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거래대금은 90% 넘게 감소

반대로 규제의 직접적인 대상이 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시장에서는 거래가 크게 위축됐다.

관련 상품 16종의 하루 합산 거래대금은 규제 시행 하루 전인 7월 30일 약 12조4485억원이었다.

하지만 지난 7일에는 약 8452억원까지 감소했다.

감소율로 계산하면 93.2%에 달한다.

짧은 기간에 거래 규모가 10분의 1 이하로 줄어들면서 기본예탁금 규제가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상품 거래에 상당한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레버리지 막히자 ‘현물 빚투’로 이동했나

시장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서 빠져나간 자금의 일부가 다른 고위험 투자 방식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현물 신용거래다.

레버리지 ETF나 ETN을 이용하는 대신 증권사 신용융자를 활용해 삼성전자 또는 SK하이닉스 주식을 직접 사들이는 방식이다.

일부 자금은 단일종목이 아닌 지수형 레버리지 상품 등 다른 투자처로 이동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최근 신용거래 증가를 모두 규제에 따른 결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주가 조정 이후 저가매수 수요도 영향

7월 주가 조정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저가매수 심리가 커진 것도 신용거래 증가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분석된다.

주가가 단기간 크게 하락하면 추가 상승을 예상하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주식을 확보할 기회라고 판단할 수 있다.

여기에 반도체 업황 개선과 인공지능용 메모리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까지 더해지면서 투자 수요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즉 레버리지 규제에 따른 자금 이동과 반도체주에 대한 투자 기대가 동시에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19일부터 신규 투자자 규제 한 단계 더 강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투자 조건은 19일부터 더욱 까다로워진다.

해당 상품에 처음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는 기본예탁금 조건뿐 아니라 사전교육 등의 절차도 거쳐야 한다.

여기에 최소 5거래일에 걸쳐 모의거래를 해야 한다.

거래일마다 1시간 이상 참여하면서 전체 5시간 이상의 모의거래를 완료해야 실제 투자 자격을 갖출 수 있는 방식이다.

고위험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하기 전에 상품의 특성과 위험성을 충분히 이해하도록 하려는 조치다.

ETF·ETN 괴리율 관리도 강화

같은 날부터 ETF와 ETN의 괴리율에 대한 관리 기준 역시 강화된다.

괴리율은 시장에서 실제 거래되는 가격과 해당 상품의 이론적인 가치 사이에 어느 정도 차이가 발생하는지를 나타낸다.

레버리지 상품은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어 투자자가 기초자산 움직임만 보고 거래했다가 예상하지 못한 손실을 볼 가능성이 있다.

금융당국이 투자자 요건뿐 아니라 상품의 가격 관리 기준까지 함께 강화하는 이유다.

삼성전자에는 HBM 점유율 회복 기대

신용거래가 삼성전자에 집중되는 배경에는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도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범용 D램과 낸드 가격 상승이 삼성전자 반도체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 시장 확대와 함께 중요성이 커진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 회복 여부가 핵심이다.

HBM4 양산 확대와 선단 D램 수율 개선 등이 진행되면서 삼성전자가 HBM 시장에서 점유율을 다시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가 투자심리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는 HBM4와 장기계약이 강점

SK하이닉스 역시 AI 메모리 시장 성장의 주요 수혜 종목으로 평가받고 있다.

HBM4 출하가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장기공급계약(LTA)이 확대되면서 높은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HBM 수요가 장기간 유지된다면 SK하이닉스의 실적 성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다.

결국 두 회사의 신용거래 증가에는 단순히 레버리지 상품 규제만이 아니라 향후 반도체 업황과 AI 메모리 시장에 대한 기대도 함께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신용거래 역시 손실 확대 위험은 주의해야

레버리지 상품 대신 신용융자를 이용한다고 해서 투자 위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신용거래는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하기 때문에 자기자금만으로 투자할 때보다 수익을 확대할 수 있지만, 주가가 예상과 반대로 움직이면 손실 역시 커질 수 있다.

주가가 크게 떨어지면 추가 담보를 요구받거나 보유 주식이 반대매매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따라서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신용거래 증가가 계속되는지는 레버리지 규제의 효과뿐 아니라 개인투자자들의 위험 선호도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가 될 전망이다.

특히 추가 규제가 시행된 이후에도 두 종목의 신용융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있던 투자 수요가 현물 신용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에도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o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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