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보블로그

한때 몸값 3300억원이던 왓챠, 42억5000만원에 새 주인 맞는다

읽는 시간 약 9분

국내 1세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가운데 하나인 왓챠가 새로운 주인을 맞을 전망이다.

한때 기업가치를 약 3300억원으로 평가받았던 왓챠의 인수 가격은 42억5000만원이다. 인수에 나선 곳은 영화 정보와 OTT 검색, 콘텐츠 수입·배급 사업을 운영하는 키노라이츠다.

회생절차를 진행 중인 왓챠와 콘텐츠 사업 영역을 넓혀온 키노라이츠의 결합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키노라이츠, 왓챠 42억5000만원에 인수 추진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에서 회생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왓챠의 인수 예정자로 키노라이츠가 확정됐다.

인수금액은 42억5000만원이다.

왓챠가 과거 투자 과정에서 인정받았던 약 3300억원의 기업가치와 비교하면 상당히 낮아진 가격이다.

다만 이번 금액을 과거 기업가치와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현재 왓챠가 회생절차를 밟고 있고 상당한 규모의 부채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개매각에 추가 인수 희망자 없었다

키노라이츠가 사실상 단독 인수자로 남게 된 것은 공개매각 과정에서 다른 유효 입찰자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마감된 왓챠 공개매각에는 조건을 충족한 추가 인수 희망자가 등장하지 않았다.

앞선 매각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왓챠는 지난 4월 진행한 첫 번째 공개매각 본입찰에서도 유효한 입찰자를 확보하지 못해 매각이 한 차례 무산된 바 있다.

결국 두 차례의 과정에서 경쟁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기존에 조건부 계약을 맺었던 키노라이츠가 인수를 진행하게 됐다.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진행된 매각

키노라이츠는 지난 7월 왓챠 및 매각주간사 삼정KPMG와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매각에는 이른바 ‘스토킹호스’ 방식이 사용됐다.

스토킹호스는 먼저 인수 후보자와 조건부 계약을 체결한 뒤 공개매각을 다시 진행하는 방식이다.

이후 기존 조건보다 더 좋은 제안을 하는 새로운 인수자가 나타나면 경쟁을 진행할 수 있다.

반대로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곳이 없다면 처음 계약을 체결했던 인수 후보자의 거래가 확정되는 구조다.

이번 공개매각에서는 추가 경쟁자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키노라이츠의 인수 절차가 이어지게 됐다.

법원이 평가한 청산가치는 42억2000만원

42억5000만원이라는 인수가격은 법원이 평가한 왓챠의 청산가치와도 비슷한 수준이다.

법원이 지난해 12월 산정한 왓챠의 청산가치는 약 42억2000만원이었다.

키노라이츠가 제시한 인수가격은 이보다 약 3000만원 높은 금액이다.

특히 법원 조사 과정에서는 왓챠가 현재 상태로 사업을 계속 운영하는 것보다 회사를 청산했을 때의 가치가 더 높다는 평가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왓챠 입장에서는 이번 인수가 정상적인 사업 운영을 이어가기 위한 중요한 기회가 된 셈이다.

부채는 약 993억원 규모

왓챠의 재무상황도 이번 인수 과정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2024년 연결감사보고서를 기준으로 왓챠가 보유한 부채는 약 993억원에 달한다.

현재 회생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일반적인 기업 인수와는 구조가 다르다.

키노라이츠의 인수가 최종적으로 마무리되면 회생계획에 따라 기존 채무를 정리하는 절차가 진행되고 기존 주주들의 지분 역시 소각될 예정이다.

반대로 인수가 최종 무산된다면 왓챠가 파산절차로 넘어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아직 인수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키노라이츠가 인수 예정자로 결정됐다고 해서 모든 절차가 종료된 것은 아니다.

앞으로 관계인집회 등의 절차가 남아 있다.

회생계획이 진행되려면 회생채권자의 동의와 법원의 최종적인 인가가 필요하다.

회생채권자 의결권 총액의 3분의 2 이상 동의를 확보하고 법원이 회생계획을 인가하면 인수 절차가 본격적으로 마무리된다.

절차가 계획대로 완료되면 왓챠는 키노라이츠가 지분 전량을 보유하는 100% 자회사로 편입될 전망이다.

키노라이츠는 어떤 회사일까

키노라이츠는 영화와 드라마 등 콘텐츠 정보를 제공하고 여러 OTT에서 원하는 작품을 어디에서 볼 수 있는지 검색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로 알려져 있다.

콘텐츠 평가와 이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최근에는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영화 수입과 배급 분야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여기에 왓챠까지 인수하면 OTT 플랫폼을 직접 운영할 수 있게 된다.

콘텐츠 정보를 제공하는 것에서 시작해 작품을 선정하고 판권을 확보한 뒤 직접 유통하는 구조까지 갖출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다.

왓챠피디아 데이터가 중요한 자산

왓챠가 가진 자산 가운데 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은 ‘왓챠피디아’다.

왓챠는 OTT 사업 이전부터 이용자들이 영화와 드라마에 별점을 매기고 작품을 평가하는 서비스를 운영해왔다.

장기간 축적된 평가 데이터를 활용해 이용자 취향을 분석하고 작품을 추천하는 것이 왓챠의 주요 경쟁력 가운데 하나였다.

키노라이츠 역시 콘텐츠 정보와 이용자 평가 데이터를 활용해온 기업이다.

따라서 두 회사가 가진 데이터를 결합하면 콘텐츠 사업에서 새로운 활용 가능성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흥행 가능성 분석해 작품 직접 수입할 수도

가장 주목되는 시나리오는 이용자 데이터를 콘텐츠 수입·배급 사업과 연결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국내 이용자들이 어떤 장르와 배우, 감독, 국가의 작품을 선호하는지 데이터를 통해 분석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아직 국내에 들어오지 않은 해외 영화 가운데 흥행 가능성이 높은 작품을 선정해 판권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확보한 작품은 직접 배급하거나 OTT를 통해 제공할 수 있다.

기존에는 콘텐츠를 확보한 뒤 소비자 반응을 확인했다면 앞으로는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작품 선정 단계부터 시장성을 판단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영화관부터 OTT까지 하나로 연결 가능

키노라이츠가 운영하고 있는 오프라인 영화관도 활용할 수 있다.

키노라이츠는 서울 홍대에 위치한 KT&G 상상마당 시네마를 운영하고 있다.

왓챠 인수까지 완료되면 콘텐츠 수입과 배급에서 극장 상영, OTT 서비스까지 이어지는 사업구조를 구축할 가능성이 있다.

해외 작품의 판권을 확보한 뒤 극장에서 먼저 상영하고 이후 온라인 플랫폼으로 유통하는 식의 연계도 가능해진다.

콘텐츠 데이터 분석까지 포함하면 작품 발굴부터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과정 전체를 연결하는 밸류체인을 갖추게 되는 셈이다.

왓챠가 ‘영화 전문 OTT’로 바뀔 가능성도

인수 이후 왓챠의 서비스 방향이 어떻게 달라질지도 관심사다.

현재 국내 OTT 시장은 넷플릭스를 비롯해 티빙, 쿠팡플레이, 웨이브, 디즈니+ 등 여러 플랫폼이 경쟁하고 있다.

자본력이 큰 종합 OTT와 정면으로 경쟁하기보다는 특정 분야에 집중하는 전략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된다.

이에 따라 왓챠를 영화 콘텐츠에 강점을 가진 전문 OTT로 재편하는 방안도 검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프텔 방식’ 성공 사례도 주목

특정 장르에 집중해 이용자를 확보한 OTT 사례로는 애니메이션 전문 플랫폼 라프텔이 있다.

라프텔은 종합적인 영상 콘텐츠를 모두 확보하는 대신 애니메이션에 집중하면서 해당 장르를 선호하는 이용자층을 확보했다.

왓챠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영화에 집중한다면 대형 종합 OTT와 다른 경쟁력을 만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왓챠피디아에 축적된 영화 평가 데이터와 키노라이츠의 콘텐츠 사업 역량을 활용하면 영화 팬을 겨냥한 차별화된 서비스 구축 가능성도 있다.

3300억원에서 42억5000만원…왓챠의 새로운 시험대

왓챠는 국내 OTT 시장 초기부터 개인별 취향을 분석한 콘텐츠 추천 기능으로 이름을 알렸다.

그러나 글로벌 OTT의 국내 진출과 국내 플랫폼 간 콘텐츠 투자 경쟁이 거세지면서 독자적인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회생절차와 매각을 거치면서 한때 약 3300억원으로 평가됐던 기업은 42억5000만원의 인수가격으로 새로운 주인을 맞을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이번 거래를 단순히 기업가치가 3300억원에서 42억원으로 떨어진 것으로만 해석하기보다는 회생기업 인수라는 특수성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향후 회생계획 인가와 인수 절차가 정상적으로 완료된다면 왓챠는 키노라이츠의 콘텐츠 데이터와 수입·배급 사업을 결합해 새로운 형태의 OTT로 다시 출발하게 된다.

국내 1세대 OTT였던 왓챠가 회생절차를 넘어 영화 중심의 콘텐츠 플랫폼으로 재도약할 수 있을지가 이번 인수의 가장 큰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ohk
함께 보면 좋은 글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