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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떠나기 전 편의점서 찾는 ‘항아리 우유’…공항서 하루 1200개 팔렸다

읽는 시간 약 7분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편의점 쇼핑 목록에 의외의 상품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1970년대부터 판매된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다. 독특한 항아리 형태의 용기와 SNS에서 유행하는 새로운 음용법이 해외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면서 인천국제공항 일부 편의점에서는 하루 판매량이 1000개를 훌쩍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출국장 인근에서는 여러 인기 상품을 제치고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한국 도착하자마자 가장 많이 사는 것은 교통카드

CU가 올해 1월부터 8월 17일까지 인천공항 입국장 주변 9개 매장의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이 판매된 상품은 ‘티머니 트래블카드’였다.

한국에 도착한 외국인 개별여행객들이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해 편의점에서 교통카드를 먼저 구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두 번째로 많이 팔린 상품은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였다.

생수인 롯데 아이시스가 뒤를 이었고 두바이식 쫀득 쿠키,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어댑터 등도 판매 상위권에 포함됐다.

입국 직후에는 여행에 필요한 실용적인 상품과 한국에서 맛보고 싶은 간식이 동시에 인기를 얻고 있는 셈이다.

출국장에서는 바나나맛 우유가 판매 1위

한국을 떠날 때는 판매 순위가 달라졌다.

인천공항 출국장 주변에 위치한 CU 10개 점포의 판매 실적에서는 바나나맛 우유가 가장 많이 팔린 상품으로 집계됐다.

입국할 때 교통카드가 가장 필요했다면 여행을 마치고 출국하기 전에는 한국에서 즐겼던 먹거리를 다시 찾는 수요가 많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바나나맛 우유에 이어 생수 아이시스와 두바이식 쫀득 쿠키가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빙그레 딸기맛우유와 오리온 비쵸비 역시 인기 상품에 포함됐다.

공항 CU 판매량 전년보다 43% 증가

바나나맛 우유의 인기는 실제 판매량 증가에서도 확인된다.

인천공항에 있는 CU 전체 매장에서 올해 바나나맛 우유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43.1% 증가했다.

교통카드의 성장세는 더욱 가팔랐다.

티머니 트래블카드 매출은 같은 기간 무려 831.7%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을 개별적으로 여행하는 외국인이 늘어나면서 대중교통 이용에 필요한 교통카드 수요가 함께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GS25 한 매장에서는 하루 평균 1200개 판매

다른 편의점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GS25가 인천공항에서 운영하는 4개 점포 가운데 한 매장에서는 바나나맛 우유가 하루 평균 약 1200개씩 판매되고 있다.

24시간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시간당 평균 50개가 팔리는 수준이다.

판매량이 크게 늘면서 매장 운영 방식도 달라졌다.

GS25는 바나나맛 우유를 일반 냉장매대에만 진열하지 않고 매장 중앙에 별도의 전용 판매 공간을 마련했다.

원활한 판매를 위해 확보하는 상품 물량 역시 기존보다 5배 이상 늘렸다.

평범했던 바나나우유가 외국인에게는 ‘K푸드’

한국 소비자에게 바나나맛 우유는 오랫동안 편의점과 마트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익숙한 제품이다.

하지만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한국 여행에서 한 번쯤 경험해보는 K푸드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여기에는 제품의 맛뿐만 아니라 외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인 우유팩이나 페트병과 다른 둥근 항아리 형태의 용기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독특한 한국 상품으로 인식되기 쉽기 때문이다.

사진이나 짧은 영상을 중심으로 콘텐츠를 공유하는 SNS 환경에서는 이러한 특징적인 디자인이 더욱 눈에 띌 수 있다.

SNS에서 유행하는 ‘바나나우유 라테’

최근에는 바나나맛 우유를 그대로 마시는 것에서 벗어난 새로운 음용법도 온라인에서 확산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나나맛 우유에 아메리카노와 얼음을 섞어 마시는 이른바 ‘바나나맛 우유 라테’다.

SNS에서는 편의점에서 바나나맛 우유와 커피를 구매한 뒤 직접 섞어 마시는 영상이 공유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입장에서는 한국 편의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상품만으로 SNS에서 본 음료를 직접 만들어볼 수 있다는 점도 흥미 요소가 된다.

기존 제품에 새로운 레시피가 결합되면서 또 다른 여행 경험으로 확장된 셈이다.

방송에서도 등장한 한국 편의점 간식

한국 편의점 음식을 즐기는 외국인들의 모습은 방송에서도 소개되고 있다.

지난 13일 방송된 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서는 덴마크에서 온 출연자들이 한국 여행 중 편의점 간식을 즐기는 장면이 등장했다.

과거 한국에서 생활한 경험이 있는 요나스가 동생들과 서울 신촌을 방문해 자신이 과거 즐겨 먹었던 음식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바나나우유와 멜론맛 아이스크림 등이 등장했다.

외국인 출연자들이 공원에서 한국 편의점 간식을 직접 경험하는 모습이 방송을 통해 소개되면서 익숙한 국내 상품이 해외 소비자에게는 하나의 관광 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도 판매량 상승에 영향

공항 편의점 판매 증가의 배경에는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자체가 늘어난 영향도 있다.

한국관광공사 등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1070만9919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3% 증가한 규모다.

특히 상반기 기준 외국인 관광객이 1000만명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방한 관광객이 늘어나면 공항과 주요 관광지 편의점을 이용하는 외국인 소비자 역시 자연스럽게 증가한다.

이 과정에서 SNS나 방송 등을 통해 이미 알려진 한국 상품에 소비가 집중되는 현상도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인천공항 국제선 이용객도 크게 늘어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함께 인천공항 이용객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인천공항의 국제선 여객은 약 3839만명을 기록했다.

국제공항협의회(ACI) 기준 국제선 여객 순위에서도 세계 1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공항 이용객이 증가하면서 입국장과 출국장 주변 편의점 역시 외국인 소비 트렌드를 가장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장소 가운데 하나가 되고 있다.

한국인에게 익숙한 상품이 관광객에게는 여행 콘텐츠로

바나나맛 우유의 인기는 최근 K푸드 소비 방식이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과거에는 김치나 불고기, 비빔밥처럼 전통적인 한국 음식이 외국인 관광객에게 대표적인 한국 음식으로 소개됐다면 최근에는 편의점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음료와 과자, 아이스크림까지 관심 대상이 넓어지고 있다.

특히 SNS를 통해 한국 여행 콘텐츠를 미리 접하고 방문하는 관광객이 늘면서 ‘한국에 가면 먹어봐야 할 편의점 음식’ 자체가 하나의 여행 목록이 되는 모습이다.

한국에 도착해서는 교통카드를 사고,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는 바나나맛 우유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

하루 평균 1200개라는 공항 매장의 판매량은 한국인에게는 평범하고 익숙했던 편의점 상품이 외국인에게는 특별한 K푸드 경험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o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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