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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직장서 21차례 나갔다 돌아왔다…실업급여 누적액만 1억원 넘어

읽는 시간 약 7분

실직자의 생활 안정을 돕기 위해 마련된 실업급여를 여러 차례 반복해서 받은 사례가 늘어나면서 제도 운영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동일한 사업장에서 퇴사와 재입사를 20차례 넘게 반복하면서 누적 1억원 이상의 실업급여를 받은 사례까지 확인됐다.

올해 7월까지 실업급여 수급자 130만명 넘어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이 고용노동부 자료를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2026년 7월 기준 실업급여를 받은 사람은 약 130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수급자가 약 169만7000명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는 7개월 만에 전년도 전체 규모의 76.7% 수준까지 도달한 것이다.

이 가운데 한 차례가 아니라 두 번 이상 실업급여를 받은 반복 수급자는 약 37만1000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년 동안 집계된 반복 수급자가 약 49만명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7월까지 이미 전년도 수치의 75% 이상을 기록했다.

3회 이상 받은 사람도 8만4000명

수급 횟수를 세 차례 이상으로 좁혀도 규모가 작지 않다.

올해 7월까지 실업급여를 3회 이상 반복해서 받은 사람은 약 8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3회 이상 수급자가 약 11만3000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74%를 넘어선 수준이다.

현재 추세가 연말까지 계속된다면 반복 수급자 규모가 지난해보다 더욱 증가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같은 회사에서 퇴사·재입사 21번 반복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동일 사업장에서 반복적으로 실업급여를 받은 사례다.

누적 수급액이 많은 상위 10명을 조사한 결과 한 근로자는 같은 사업장에서 퇴사한 뒤 다시 취업하는 과정을 무려 21차례 반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근로자가 그동안 받은 실업급여를 모두 합하면 약 1억400만원에 달했다.

일반적으로 실업급여는 비자발적으로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가 새로운 직장을 구하는 기간 동안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하지만 특정 사업장에서 고용과 퇴사가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사례가 늘면서 제도의 본래 취지와 다른 방식으로 활용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동일 사업장 반복 수급자도 크게 증가

특정 개인만의 사례도 아니다.

동일한 사업장에서 근무하면서 3회 이상 실업급여를 받은 사람은 2019년 약 9000명 수준이었다.

2024년에는 약 2만2000명으로 증가했다. 5년 사이 규모가 약 2.4배로 커진 것이다.

올해 역시 7월까지 동일 사업장에서 세 차례 이상 실업급여를 받은 사람이 1만5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고용과 퇴사가 반복되는 업종 특성에 따른 정상적인 수급도 있을 수 있지만, 사업주와 근로자가 의도적으로 근로기간을 조절하는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형식적인 구직활동 적발도 급증

실업급여를 받는 기간에는 재취업을 위한 구직활동을 해야 한다.

하지만 실제 취업 의사가 부족하거나 구직활동 요건을 제대로 충족하지 않아 적발되는 사례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관련 적발 건수는 2022년 1272건 수준이었지만 2023년에는 7만1000여건으로 크게 늘었다.

2025년에는 약 9만8000건까지 증가했으며, 올해도 상반기에만 약 5만2000건이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반복 수급자의 숫자가 증가하는 문제뿐 아니라 실제 재취업 활동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하는 관리 체계 역시 중요해지고 있는 이유다.

현재는 18개월 중 180일 근무하면 수급 가능

현행 고용보험 제도에서는 일정한 조건을 충족한 실직자가 구직급여를 신청할 수 있다.

대표적인 기준 가운데 하나가 이직 전 18개월 동안 피보험 단위기간을 합산해 180일 이상을 충족하는 것이다.

또 반복적으로 실업급여를 받더라도 수급 횟수 자체에 별도의 평생 상한선을 두는 방식은 적용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일정 기간 다시 취업해 수급 요건을 갖춘 뒤 퇴사하는 과정이 반복될 경우 조건에 따라 여러 차례 실업급여를 받는 것이 가능하다.

최저임금과 실업급여 하한액 비교도 논란

실업급여의 지급 수준 역시 제도 개선 논의에서 자주 언급되는 부분이다.

주 40시간 근무자를 기준으로 한 구직급여 월 하한액이 약 193만원인 반면, 최저임금 근로자의 세후 실수령액을 약 187만원으로 계산하면 실업급여가 더 많아지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실업급여와 근로소득은 산정 방식과 적용되는 세금·사회보험 등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단순한 월 금액만으로 직접 비교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취업했을 때 받을 수 있는 실수령액과 실업 상태에서 지급되는 급여의 차이가 크지 않다면 일부 구직자의 재취업 의지를 낮출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수급 대상 확대와 부정·반복 수급 관리가 쟁점

정부가 실업급여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가운데 반복 수급에 대한 관리부터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특히 생애 처음으로 자발적 이직을 한 사람이나 65세 이상 취업자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는 방안과 함께 기존 제도의 허점을 보완할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위상 의원 역시 실업급여가 실직자의 생활을 보호하기 위한 사회안전망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반복적인 수급이나 제도 악용을 방지할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핵심은 필요한 사람을 보호하면서 악용을 막는 것

실업급여는 갑작스럽게 직장을 잃은 근로자가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동안 최소한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사회안전망이다.

따라서 반복해서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수급자를 부정 수급자로 볼 수는 없다. 계약직이나 일용직처럼 고용과 실직이 반복되기 쉬운 직종도 있기 때문이다.

반면 동일한 사업장에서 수십 차례 퇴사와 재입사를 반복하면서 거액을 수령하는 사례가 발생한다면 제도의 허점을 이용한 것인지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앞으로의 제도 개선에서도 단순히 반복 수급 횟수만 제한하기보다는 정상적인 실직자를 보호하면서 사업주와 근로자의 의도적인 반복 수급이나 허위 구직활동을 효과적으로 가려낼 수 있는 관리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o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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